새벽 4시, 김양자(가명) 여사님의 하루는 남들보다 더 일찍 시작합니다. 송도 포스코 E&C센터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깨끗한 사무실을 만드는 것이 김양자 여사님의 업무이기 때문이지요. 오전 5시 통근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집에서 나올 때면 피곤하고 고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막상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활력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꺼리는 것을 쓸고 닦으며 항상 우리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 주시고 있는데요, 특히 김양자 여사님은 새터민(북한이탈주민)으로서 2008년 북한에서 탈북하여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입국하신 분입니다. 오늘 <당신이 최고입니다> 첫 번째 시간엔 송도에스이의 김양자 여사님을 만나서 일과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아침 일찍 직장에 나오는 것이 피곤하진 않으세요?

사실 새벽에 일어나서 나오는 것이 쉽지는 않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5시면 집에서 나와요. 4시에 알람에 일어날 때는 몸도 피곤하고 좀 쉬고 싶고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출근 준비를 해요. 항상 출근하려 통근버스에 오르고 나면 내가 이렇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 하루가 행복합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오는 것이 피곤하다 하더라도 이렇게 출근할 수 있는 회사가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지금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디 한곳에 정착도 못 하고 취업을 한다 해도 한 달, 두 달 다니면 잘 다녔다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2년 동안 정착을 못 하고 있을 때 친구 소개로 송도에스이를 알게 됐습니다. 청소라는 업종을 처음에는 꺼렸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한국 사회에 정착을 못하는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준 회사였고, 그 손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청소라 하면 먼저 3D 업종이라 생각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식이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사람들 보기도 부끄럽고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 생각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입사하고 나서 나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미화란 것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흔히 생각하는 미화란 그냥 빗자루와 걸레만으로 쓸고 닦고 한다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는 업무들은 다르거든요.

단순하게 쓸고 닦는데도 빗자루 방향과 방법에 따라 먼지가 안 나면서 깨끗하게 쓸어 낼 수 있는 것이 있고, 화장실 수도꼭지 하나를 닦아도 그냥 세제와 물로만 닦아서는 광이 안 나요. 광택제를 사용하고 청소 노하우들을 활용해서 닦으면 그냥 세제와 물로만 했을 때보다 더 반짝거리거든요. 이런 것을 볼 때 미화란 직업도 누군가에게 무시 받고 창피한 직업이 아니라 전문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를 하면서 내가 깨끗하게 청소한 곳을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보고. 또 항상 깨끗이 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면 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분이 좋아요. 깨끗한 사무실을 보면 사람 기분이 좋고 일도 더 잘될 것 아니겠어요?

새터민으로서, 한국에서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셨나요?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백두산 아래에 있는 양강도예요. 생계유지 때문에 북한에서 나와 중국으로 해서 한국으로 2008년에 들어왔습니다. 중국을 통해 입국을 하게 되면 브로커를 끼게 되고 브로커 비를 줘야 하기 때문에 취업이 절실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에 와서 힘들었던 부분은 일자리를 찾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북한사람이니 색안경을 끼고 보고, 또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르니까 한국에서 어울리기가 힘들었고요.

송도에스이에서 일 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북한에서 넘어온 새터민(북한이탈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일자리라는 게 단순히 생계유지뿐만 아니라 새터민들이 한국사회 적응할 수 있는 근본이라 생각해요. 일자리가 있다곤 하지만 회사가 즐겁지 않고, 또한 내 업무에 대한 긍지가 없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만 다니는 건 스스로에게도 불행한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송도에스이는 일자리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어요. 미화전문인 교육도 받고,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건강관리, 안전 교육. 또한 남북한 문화체험 등 새터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정말 많이 가르쳐줬습니다. 또 지난 6월 말에는 여수엑스포에 가서, 한국의 발전된 내용이라던가 사회문화를 보고 즐길 수 있었어요.

▲장기자랑을 통해 화합과 소통으로 하나되는 송도 에스이!

송도에스이는 새터민들의 정착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는 회사인 거 같아요. 혼자 탈북해서 항상 외로웠고 생일 생각도 못했는데 매월 회사에서 생일인 사람들도 챙겨주고 해서 고향생각도 많이 덜어지고 항상 고맙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이런 회사는 없는 거 같아요.

청소전문가로서 청소 노하우를 살짝 알려주세요!

처음 입사를 했을 때는 청소는 아무렇게나 쓸고, 닦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입사 후 미화전문인 교육을 받고 나니 내가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죠. 교육받기 전에는 바닥재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세제도 아무거나 쓰면 되는 줄 알고, 쓸고 닦는 것도 아무렇게나 했는데 미화교육을 받고 나니 바닥재에 따라 어떤 청소를 해야 할지, 또 약품은 어떤 식으로 사용해야 안전한지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소 전문 교육 시간

특별한 노하우는 없고, 화장실 청소할 때 세면대 수도꼭지를 좀 더 반짝거리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 있어요. 먼저 세제로 닦은 후에 물로 씻어내고, 걸레로 닦는 거 보다는 물로 닦은 후 핸드타월(마른 종이)로 닦아주면 더 반짝거리게 됩니다.^^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내 꿈은 소박해요. 한국사회에서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한국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예요. 나이가 있다 보니 멀리서 찾기보단 가까운 곳, 현재 내가 일하는 것에서 찾게 되더라고요. 내가 볼 때는 청소업종이 전망성도 있고 나 같은 나이에는 안정적이고 매우 일하는데 적합하다 생각해요. 앞으로도 미화전문인으로서 더 열심히 더 많이 배우고 노하우를 쌓아서 최고의 미화전문인이 되고 싶습니다.

여사님이 생각하는 최고란 무엇일까요?

최고란 마음도 생각도 행동도 모두 한국인과 같은 경지에 섰을 때. 내가 맡은 위치에서 이방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나란히 할 수 있을 때가 최고인 것 같아요. 이렇게 된 후에 나 자신을 돌아보면 마음도 여유롭고, 더 세련되어 질 것이고 생각의 폭도 더 넓어져 있을 것 같고. 나 스스로가 최고가 됐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동료들과 함께 모여서 찰칵!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주시는 김양자 여사님과 같은 분들이 있기에, 우리 포스코 패밀리가 더 쾌적한 업무 환경에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저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장에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며 환하게 웃는 여사님, 당신이 바로 최고입니다:D